
바른 얼굴과 예쁜 미소를 만드는 나의 교정주치의
치과교정과 전문의 임현묵입니다.
부모님들이 상담 중 자주 꺼내시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이가 밤마다 코를 골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바짝 말라 있어요. 혹시 교정이랑 관련이 있나요?"
걱정하시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단순히 잠버릇이라고 넘기기엔 찜찜하고, 그렇다고 어디서부터 확인해야 할지 막막한 게 당연합니다.
오늘은 이 고민에 직접 답해주는 최신 연구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유럽교정학회지(European Journal of Orthodontics, EJO)에 발표된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입천장 확장 장치의 종류에 따라 수면·호흡·뼈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한 논문입니다.
위턱과 코는 같은 공간을 공유합니다

먼저 해부학적인 이야기를 짧게 드릴게요.
입천장(구개)은 위턱뼈(상악골)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뼈는 동시에 코안(비강)의 바닥이기도 합니다. 위턱이 V자처럼 좁게 발달하면, 코안 공간도 덩달아 좁아집니다.
좁은 비강은 공기 저항을 높여 코막힘을 만들고, 결국 아이는 입으로 숨을 쉬게 됩니다. 구강호흡이 지속되면 수면 중 산소 공급이 떨어지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이어지죠.
성장기 아이에게 이 과정이 반복되면 집중력 저하, 만성 피로, 성장 지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무엇을 비교했나 — EJO 2026

1. 치아 지지형 입천장 확장 장치 (MMRPE) 치아와 잇몸에 힘을 전달하는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2. 미니스크류 보조형 구개확장장치 (MARPE) 입천장 뼈에 직접 작은 스크류를 식립해 뼈 자체를 넓히는 방식입니다.
3. 대조군 (확장 없음) 치료를 진행하지 않은 정상 군으로 비교 기준이 됩니다.
측정 항목은 수면무호흡지수(AHI), 수면 중 산소포화도 저하 횟수(De SpO2), 총 비강 호흡 저항성(Total Nasal Resistance) 등이었습니다.
결과 요약:
확장 치료를 받은 두 그룹 모두에서 수면무호흡지수와 산소포화도 저하 횟수가 의미 있게 감소했습니다.
코로 숨 쉴 때의 비강 저항성도 눈에 띄게 낮아져, 대조군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습니다.
특히 MARPE 그룹에서 수면무호흡지수(AHI) 감소 폭이 가장 컸고, 뼈 자체의 폭이 더 안정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후기 청소년기에는 치아만 뻐드러지는 부작용 없이 뼈를 실질적으로 넓히는 것이 호흡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이 연구는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Ref: The impact of different rapid palatal expansion appliances on sleep, nasal airway resistance, and dentoskeletal/dentoalveolar characteristics: a prospective,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uropean Journal of Orthodontics, 2026)
교정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 이야기
비슷한 사례를 종종 접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된 아이인데, 위턱이 좁고 앞니 사이도 좁으며 숨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내원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입술이 항상 살짝 벌어져 있고, 혀가 윗니 뒤에 닿지 않는 전형적인 구강호흡 패턴이 보이는 거죠.
이런 경우 저희는 단순히 치열 교정만 계획하지 않습니다. 위턱의 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치열을 아무리 정렬해도 호흡 문제가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성장판이 아직 열려 있는 초등 고학년이라면 치아 지지형 장치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14세 이상에서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경우라면, 논문에서 확인한 것처럼 뼈에 직접 힘을 전달하는 MARPE가 실질적인 골격 변화를 만들기에 유리합니다.
장치를 선택하는 기준은 나이만이 아닙니다. 엑스레이와 CT를 통해 정중구개봉합의 개폐 상태, 치근과 잇몸뼈의 두께, 비강 구조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올바른 방향이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코를 곤다고 무조건 입천장 확장을 해야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코골이의 원인은 다양하고, 위턱 폭이 좁은 경우에 확장 교정이 도움이 되는 거죠. 먼저 위턱의 형태와 비강 구조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Q. MARPE에 사용하는 스크류를 입천장에 심는 게 많이 아프지 않을까요?
A. 부분 마취 후 식립하기 때문에 시술 중 통증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처음 며칠은 뻐근한 압력감이 있을 수 있는데, 대부분 3~4일 내에 적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스크류가 치아 뿌리에 가는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Q. 중학생인데 치료 시기를 너무 늦게 고민하는 건 아닐까요?
A. 늦지 않았습니다. 다만 성장 단계에 따라 선택하는 장치와 치료 계획이 달라지는 거죠.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기라도, 이번 연구에서처럼 올바른 장치를 선택하면 골격적 변화와 호흡 개선 모두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아이가 입을 벌리고 자거나 아침마다 목이 마르다고 한다면, 단순한 습관이 아닐 수 있습니다. 위턱의 폭을 확인하는 것이 그 답을 찾는 시작점이 될 수 있죠.
이 글이 고민을 정리하는 작은 실마리가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